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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무구다(分無求多) 》
<毋>자는 “없을 무”이고 어미 모(母)자와 다르다. 毋는 금지 한다는 뜻으로 無(무)와 통한다.
형제 자매는 동기(同氣)로 태어났으므로 같은 부모의 기운과 핏줄(氣血)을 나눈 것이다. 형은 마땅히 동생을 우애하여 사랑하고, 아우는 마땅히 형을 공경하여 원망하거나 성내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나무에 비하면 가지(枝)가 다름이니, 형제는 화합하고 기뻐하여서, 다닐 때는 기러기 날아가 듯 나란히 하고, 잠 잘 때나 밥 먹을 때도 함께 하는 것으로, 있음과 없음을 서로가 통하여야 하며, 형님이 옷이 없으면 아우가 이를 드려야 하고 아우가 먹을 것이 없으면 형이 나누어 주어야 한다. 형이 나무랄지라도 아우는 이에 항거하거나 성내어서는 안되고, 아우가 비록 허물이 있더라도 소리내어 꾸짖지 아니하고, 좋은 것은 들어내고 잘못이 있으면 이를 이웃 간에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형님이 마땅히 그러하다면 아우 역시 이를 본 받게 된다. 즐거움은 서로 나누고 근심 걱정은 함께 하여야 하는 것이니 이 세상에 형제와 같음이 어디 또 있겠는가. 형이 이와 같지 못함은 우리나라에는 “흥부전”의 놀부가 있고, 중국에서는 삼국시대에 위(魏)나라 조비(曺丕)와 조식(植)형제의 고사가 있으니, 조식의 칠보시(七步詩)에 “콩을 삼는데 콩깍지를 태우니 콩은 가마 속에서 슬피 우노라. 본시 한 뿌리에서 났는데 어찌 이리 급히 들볶느냐(煮豆燃豆箕, 豆在釜中泣, 本是同根生, 相煎何太急)”고, 우리가 깊이 음미하여야 할 일이다.
※ 나는 생활법률강좌에 나가면 상속(相續)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지금 어떤 사람이 딱 2,000만원되는 두 칸 짜리 집 한 채만을 남겨두고 작고하였는데, 그에게는 큰아들이 처자가 있고, 둘째 아들은 직장에 다니고 있으며, 여동생 하나는 여고생이다.” 어떻게 재산을 분배하여야 할 것인가. 2,000만원은 절대로 균등하게 3등분할 수는 없다. 나 같으면 시골 장에 가서 큰 쇠톱을 사 가지고 와서 그 집을 자로서 재어 쪼개는 수밖에 없겠다. 그런데 그 집 둘째 아들이 가족회의를 제의했다. 그 회의석상에서 동생은 “형님 나는 직장이 있으므로 월급을 아껴서 결혼을 하고 살아갈 수 있는데 형님이 이 집을 나가면 가족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제가 부탁하고 싶은 것은 하나있는 여동생을 교육 잘 시켜서 대학 보내어 좋은 배필 만나게 해 주시오.” 앞의 말은 상속을 포기(抛棄)하겠다는 뜻이다. 이 얼마나 갸륵한 일인가. 그의 형제들은 화합하여 서로 도우고 감싸주며 자손만대로 화목하게 지낼 것이다. 요즘 뉴스를 들으니 우리나라에서 유수(有數)한 재벌인 어느 연료회사의 기업주가 죽고 나서 그 형제 자매들끼리 재산 분배 문제로 서로 법적 소송까지 벌이고 있다고 한다. 재산 상속문제로 집안끼리 서로 싸우는 일은 가끔 있기는 하다. 그러나 상속으로 싸운 집안은 당대(當代)뿐만 아니라 자손 대대(代代)로 서로 원수가 되어 한 핏줄의 정분은 끊어지고 남보다 천만배나 못하다는 것을 깊이 뉘우쳐야 한다. 사람은 한 평생 하루에 밥 세 그릇도 채 먹지 못하고 죽는다는 사실을 안다면 이러한 일은 없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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