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빛사람

그리움! 아름다운 우리

晩谷 선생/晩谷先生 曰

지방 쓰는 법

야소자 2010. 7. 10. 17:19

  

***************   ***************   ***************

 

 지방(紙榜) 쓰는 법


*  지방은 단순한 우상 아닌 숭조(崇祖) 정신 담겨 창호지 등에 왼쪽(할아버지)에서 오른쪽(할머니)으로 써야

  

   옛날에는 종가 집에 사당(祠堂)을 지어서 선조들의 신주(神主)를 모셔 놓고 매월 초하루 날  마다 또는 날마다 참배를 하고 어른들이 살아 계실 때와 똑 같이 모셨다. 또 제삿날에는 사당에서 신주를 모셔 나와서 제사를 지냈으니 어른들에 대한 그 정성이야 오죽 하였겠는가. 그러나 현대는 그렇게 하는 집안이 전국에서도 몇 집 되지 아니하고 다만 우리의 아름다운 유풍(遺風)으로 남게 되었다.


   현대 사람들은 제삿날에 지방(紙榜)을 모셔서 제사를 지낸 뒤에 그 지방을 살아 버린다. 이와 같이 신주를 모시던 세대(世代)가 변하여 지방을 모시는 시대가 되었다고 하여 어른들에 대한 정성이 변한 것은 아니고 그 정신만은 영원한 세월이 흐르더라도 변함은 없는 것이다.

   지방을 쓸 줄 몰라 지방 없이 제사를 지내더라도 제사의 정신만은 살아 있기 때문이다. 지방은 단순한 우상(偶像)이 아니다. 지방에는 숭조(崇祖)의 정신이 담겨있다.


   지방을 모실 때(쓸 때)는 목욕재계하고 옷차림을 갖춘 후에 마음을 맑게 한 후 똑바로 앉은 자세로 정성을 들여야 한다.

   지방은 창호지(문종이)나 정결한 백지에 붓으로 쓰되 붓이 없을 때는 싸인 펜 등으로 모셔도 나쁘다 할 수 없다.


   지방을 모시는 순서는 아버지(할아버지)를 어머니(할머니)보다 먼저 쓰되, 지방은 원칙으로 내려 쓰는 것이므로 보통의 종서(내려 쓰는)와는 반대이다. 즉 왼쪽 줄부터 오른쪽 줄로 쓴다.
   말하자면
 아버지를 왼쪽에 먼저 쓰고 다음 오른쪽에 어머니를 모신다.
   전회에서 알아본
  술잔을 올리거나, 제사 밥인 메를 올릴 때 왼쪽(아버지)을 먼저 한다는 말과 같다.

   사람은 살아서는 아버지(할아버지)인데 지방을 모실 때는 현고(顯考, 懸祖考)로 하고 어머니(할머니)는 현비(顯, 顯祖)라 한다.


   다음은 벼슬인 관작을 쓰는데, 관작이 없을 때는 학생(學生) 또는 처사(處士) 부군(府君)이라 쓰고 관작이 있는 때는 예를 들면 事務官, 理事官府君이라 쓴다.

   어머니는 유인(孺人)을 쓰고 관향과 성씨를 쓰는데
 예를 들면 慶州崔氏 와 같다.
   마지막에 조금 띄워서 신위(神位)를 쓴다.


   이상에 말한 것을 例文을 들자면
   왼쪽부터
  顯考學生府君 神位
 孺人慶州崔氏 神位 로 모신다.

   부인(어머니)은 옛날에는 남편이 벼슬이 있을 때는 孺人대신에 벼슬에 상응하는 칭호(叔人, 叔夫人)를 썼으나 현재는 그러한 품계가 없으므로 쓸 수는 없다. 다만 孺人보다는 夫人정도로 고쳐 쓰는 것이 시대에 합당한 것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아직 정론(定論)이라 할 수 없으므로 적합한 표현을 하는 것도 무방할 듯 하다.


   ▲ 백숙부모 일 때는 현고 대신에 縣伯父(), 顯仲叔父() 로 쓰고 형제 일 때는 顯兄 亡兄 형수 일 때는 顯兄嫂로, 남편의 경우에는 顯, 아내의 제사에는 故室 또는 亡室이라 쓴다.

   며칠 전에 이런 전화가 왔다. 고조부까지 제사를 모시는데 며칠 전 아내가 사망하였다. 그러니 고조부 제사를 없애고 한대()를 내리는 것이 어떻겠느냐. 는 것이다. 필자의 대답은 뻔하다. 『 그렇게 하시지요. 』
 논어(論語) 十七편에 보면 재아라는 제자가 孔子님 父母에게 三年의 喪은 一年으로 하더라도 오히려 깁니다. 그렇게 (짧게)하는 것이 편안합니다. 고 말했다. 孔子님께서는 편할 대로 하여라. 고 답했다.

   제사는 마음에 있으므로 싫으면 안지내면 되는 것이다. 아내가 죽었으니 자기는 고조부까지 그대로 지내고 아내의 제사는 아들에 넘겨서 아들이 그 어머니 제사를 지내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 아니겠는가.


<1994년 12월 21일 수요일 >

 

 

***************   ***************   ***************

 

'晩谷 선생 > 晩谷先生 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운말 바른말(3)  (0) 2010.09.04
기타 여러 가지 제사,...  (0) 2010.08.19
축문 쓰는 법  (0) 2010.03.02
지하철 문화  (0) 2010.02.02
인척관계(姻戚關係)  (0) 2010.01.11